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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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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을 해보자. 아주 간단한 실험이다. 먼저 스마트폰을 꺼내서 스톱워치 기능을 실행한다. 그리고 스톱워치의 시작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3분을 세어보자. 3분을 다 세고 나면 눈을 뜨고 스톱워치의 중지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실제로 스톱워치의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확인해보자.



시간의 상대성
위의 실험은 미국의 심리학자 피터 맹건(Peter Mangan)이 19세부터 70세까지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나이에 따라 같은 시간을 얼마나 다르게 지각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했던 실험이다. 맹건의 실험 결과에 의하면 같은 3분을 마음속으로 세었을 때 20대는 3분 3초, 40대는 3분 16초, 60~70대는 3분 40초로 나이가 많을수록 지각하는 시간의 길이가 실제보다 더 길었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것처럼 정말로 나이가 들면 시간은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우주공간에서 빛의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의 예를 들어 시간이 상대적임을 설명했지만, 시간의 상대성은 우주공간이 아닌 바로 우리 삶 속에도 존재한다.

생체 시계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이유를 설명하는 몇 가지 가설들이 있다. 먼저 생체 시계 가설은, 뇌의 시신경 교차핵 안에서 생체 리듬을 주관하고 있는 일종의 시계가 나이가 들어 몸의 대사 속도가 늦어짐에 영향을 받아 함께 느려진다는 가설이다. 이 때 생체 시계는 호르몬 의 영향에 따른 신체 변화, 예를 들어 심장 박동, 체온 변화, 호흡 등을 관장하게 된다.


<인코그니토>로 유명한 미국의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David Eagleman)이 한 가지 파격적인 실험을 했다. 실험인즉슨 피험자를 50m 상공에서 번지점프를 시키고, 땅에 떨어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재어 보라고 주문한 것. 그리고 그 결과를 측정해보니 피험자들이 잰 시간은 실제 흐른 시간보다 더 길게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중뇌 신경흑질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다. 뇌의 도파민 수치가 높아지면 신체 시계가 영향을 받아 신체 대사가 빨라지고, 수치가 낮아지면 대사도 느려지게 된다. 내 몸안의 시계가 빨라지면 상대적으로 외부의 시간은 느리게 느끼게 마련이고, 반대로 내 몸안의 시계가 느려지면 외부의 시간은 빠르게 느끼게 마련이다.


기억의 밀도

도파민 분비에 의한 생체시계 변화는 기억의 밀도와도 관련이 있다. 사람의 기억은 감각 기억에서 작업기억으로, 작업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보관된다. 그러나 감각 기억부터 장기기억까지 저장되려면 그 기억은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한다. 새로운 경험, 놀라운 경험, 무서운 경험, 재미있는 경험 등은 그 기억이 일화적 성격이든 절차적 성격이든 어떤 의미(스키마라고도 불리는)를 가지고 장기기억에 보관되는데, 이 경험들은 대개 도파민의 분비를 수반하게 된다.


우리가 인식하는 시간의 속도는 기억 속에서 만들어진다

William James (1842~1910)


기억의 밀도라 함은 같은 시간 안에 장기기억에 보관되는 기억의 총 합에 의해 결정된다. 하루를 특별한 일 없이 보내면 기억의 밀도가 낮은 것이고, 여러 가지 사건이 일어났다면 기억의 밀도가 높은 것이다. 그리고 기억의 밀도는 시간의 속도를 결정짓는다. 인생으로 치면 온갖 새로운 사건 사고가 가득한 젊은 시절의 시간은 길었던 것으로 기억되고, 기억할만한 사건이 없는 노년의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후자의 경우는 망원경 효과(Backward & forward telescoping)와도 관련이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최근의 기억과 과거의 사건 사이의 시간이 축소된 듯 두 사건 사이의 시간이 실제 흐른 시간보다 더 빨리 흘러버린 것 같이 느끼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마치 우유니 소금 사막의 착시현상처럼.


젊은이의 인생은 기억의 숲이다.  Photo by Jiri Brozovsky, https://goo.gl/RC3dra



노년의 인생은 우유니 소금 사막과 같다. Photo by Madeleine Deaton, https://goo.gl/IDELUv


젊게 산다는 의미

뒤 늦게 대학에 입학해 열심히 공부하는 만학의 노인, 바이크를 타고 국내 각지를 여행하는 멋들어진 중년. 젊게 사는 것을 말할 때 사람들은 신체의 나이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젊게 산다는 것은 새롭고 자극적이고 의미 있는 경험을 계속 쌓아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여행을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운동을 하고, 새로운 일과 취미에 도전하는 삶. 치열하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새로운 기억의 조각을 맞추어 나가는 삶. 나는, 그리고 우리는 지금 젊게 살고 있는걸까? 혹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이 빨리 간다고 불평만 늘어 놓고 있는건 아닐까?




All works ⓒ Jaehyun Kim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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