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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간에 발 들이기 기법

심리학에서 문간에 발들이기 기법은 보다 큰 요구에 앞서 작은 요구에 동의하게 만드는 기법을 말합니다. 이 기법은 마치 닫히려는 문에 살짝 발만 닫히지 못하게 한 뒤에 점차 문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단계적 심리 기법입니다. 예를 들어 방문 판매원이 집주인에게 상품을 시연하기 위해 잠시 집안에 들어가기만이라도 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것으로 시작하는 식이죠. 실제 연구에 의하면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방문 모금을 받는 경우 먼저 청원서에 간단히 사인만 받은 뒤에, 며칠 후 다시 방문하면 모금에 응하는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1]

지갑(.. 문간)에 발들이기 기법

 

문간에 발들이기 기법은 대개 앱-웹 서비스의 회원가입 단계와 같은 온보딩 경험에서 자주 활용하고 있습니다. 메일 주소와 같이 사용자의 작은 관여도를 요구하는 정보부터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복잡한 유저 정보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쇼핑몰 회원 가입을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 쇼핑몰의 회원으로 처음 가입할 때는 요즈음에는 페이스북, 네이버 등의 포털-소셜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아주 간단히 가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결제가 일어날 타이밍이 되면 배송받을 주소와 결제를 위한 카드정보 등의 더 복잡한 개인정보를 반드시 입력해야 합니다. 만약 처음부터 이런 개인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면 유저는 귀찮음과 함께 심리적 거부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유저의 관여도를 상승시키는 것이죠. Free-to-Play(But Pay-to-Win)[2] 방식의 게임 서비스나, 샘플 마케팅도 유사한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과 지갑에 발 들이기 기법

Free-to-Play(But Pay-to-Win) 방식으로 제공되는 게임 서비스의 속을, 특히 앱 내 구매(In App Purchase)[3]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간에 발들이기 기법이 더욱 교묘하게 적용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간이 아니라 유저의 지갑에 발을 들이는 디자인 기법이죠.

 

1. 저가 상품

모바일 캐주얼 게임과 같이 유저의 가벼운 결제를 유도하는 게임에서는 특히 스타터 번들 류와 같은 최저가 상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스타터 번들류 상품은 대체로 전체 번들 상품 중 가장 저렴하고 가장 효율이 좋은 상품으로 *유저당 단 한 번만 결제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캐주얼 게임의 경우 스타터 번들을 통해 유저들이 가볍게 인앱 결제의 첫 발을 내딛도록 유도하고, 결제 후 해당 상품이 없어지고 나면 점차 더 비싼 상품을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미끼 상품의 역할을 합니다.

순서대로 1.Wildscapes(Playrix) / 2.GardenScape(Playrix)/3.DreamBlast(Rovio)/4. ToonBlast(Peek Games)

 

 

2. 단계별 상품 디자인

스타터 번들보다 더욱 끈질긴 방식으로 유저의 지갑에 발을 들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유명 캐주얼 러닝 게임인 쿠키런: 오븐 브레이크(Devsisters)에는 매달 주기적인 업데이트마다 업데이트 기념 스페셜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상품은 총 3단계의 구성으로 디자인되어 있는데, 첫 단계에서는 아주 가볍게 단 2 크리스털[4]로 사실상 공짜로 상품을 결제할 수 있습니다. 결제하면 소비량의 100배가 넘는 200 크리스털을 주기 때문입니다(...). 유저가 이 첫 단계 상품을 결제한 직후 바로 2단계 상품이 노출되는데, 이 상품은 3,900원부터 12,000원 가격의 세 종 상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품 가격이 점점 높아지죠. 그리고 이 세 종 상품마저 모두 결제한 유저에게는 마지막 3단계 상품이 노출됩니다.

쿠키런: 오븐 브레이크의 업데이트 기념 스페셜 패키지 상품

 

 

한편 캐주얼 퍼즐 게임인 쿠키 잼(Jam City) 역시 유사한 방법으로 유저의 지갑에 발 들이기를 시도합니다. 캐주얼 퍼즐 게임의 대부분 코인 소비는 이어하기 지면[5]에서 발생합니다. 쿠키 잼은 이때 이어하기 구매를 포기한 유저를 타깃으로 3단계로 구성된 단계별 상품을 노출합니다. 유저가 처음 이어하기를 포기했을 때는 효율이 가장 좋은 2,800원짜리 저가 번들 상품을 노출합니다. 그리고 이 상품을 결제한 유저에게는 다음번 이어하기 포기 시에 두 번째 단계의 상품인 12,000원짜리 Move부족 번들을 노출하고, 두 번째 상품까지 결제한 유저에게는 25,000원짜리 Move부족 번들을 노출합니다. 만약 유저가 각 단계의 상품을 사지 않기로 결정하게 되면, 유저의 다음번 이어하기 포기 시에는 다시 이전 단계의 비교적 저렴한 상품을 노출하는 방식으로 끈질기게 결제를 유도합니다.

쿠키잼의 이어하기 지면 번들 상품

 

3. 상품 가격 역순 정렬

보다 더 교묘한 방식으로 유저의 지갑에 발을 들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모바일 캐주얼 퍼즐 게임인 Gardenscape(Playrix)에서는 저렴한 상품부터 오름차순으로 정렬되어 있던 상점 UI가 유저가 상품을 결제하고 난 뒤에는 비싼 상품부터 내림차순으로 정렬 우선순위가 바뀌는 방식을 통해 교묘하게 유저가 더 높은 가격의 상품을 결제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러한 디자인은 툰 블라스트(Peek Games)와 같은 동일 장르의 다른 캐주얼 퍼즐 게임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닻 내림 효과(anchoring effect)가 적용된 좋은 사례이기도 합니다.

자그마치 두 개의 심리 기법이 합쳐진 컴비네ㅇ...

 

시사점

지갑에 발들이기 기법은 모바일 게임의 KPI관점으로 볼 때, PUR [6]과 ARPDAU [7]를 높여 결제 유저 기반을 단단한 만든 후 ARPPU [8]를 상승시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 이러한 기법을 활용하기 전에 개발한 게임이 유저에게 결제할 만큼의 즐거움을 주고 있는지, 그리고 유저가 결제 이후 경험을 긍정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상품을 디자인했는지를 반드시 먼저 고민해야 함을 잊지 마세요.  

 

  • 유저가 쉽게 상품 결제에 발을 들일 수 있도록 저렴하고 효율 좋은 상품을 제공할 것.  
  • 단계별 상품 디자인이나 상점 UI 정렬 방식을 활용하여 점차 높은 금액의 상품을 결제할 수 있도록 디자인할 것.
  •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의 재미, 그리고 결제 이후의 유저 경험임을 잊지 않을 것.  

[1] 사악한 디자인 (크리스 노더 저, 위키북스, 2014)

[2] 부분 유료화 서비스 방식

[3]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iOS, Android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현금으로 결제하는 행위

[4]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화폐의 일종

[5] 퍼즐 게임 장르에서는 유저가 블록을 조작할 수 있는 기회를 Move(이동 횟수)라고 통칭하는데, 유저가 이 기회를 모두 소진하여 게임오버 위기에 처했을 때 이어하기 지면을 통해 게임 내 화폐(ex:코인)를 지불하고 추가 기회를 받을 수 있다.

[6] PUR: Paying User Rate (전체 유저 중 현금 결제를 한 유저의 비율)

[7] ARPDAU: Average Revenue Per Daily Active User (매일 게임을 플레이한 유저 1인당 결제 금액)

[8] ARPPU: Average Revenue Per Paying User (결제 유저 1인당 평균 결제 금액)

[*] 앱의 스토어 별점 요청 팝업을 다룬 필자의 다른 글도 문간에 발들이기 기법의 사례이니 참고해주세요.

 

 

All works ⓒ Jaehyun Kim 2019